"한국판 유니버설<테마파크> 수자원공사 발표는 협의 안거친 거짓"
한국 수자원공사(사장 최계운)가 최근 발표한 한국판 유니버설 스튜디오 조성 개발사업은 미국 유니버설 본사와의 계약은 물론 아무런 협의도 없이 추진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의 대표 공기업이 법적 근거 없이 세계적인 테마파크 유치를 기정 사실인 것처럼 공식 발표한 것이어서 논란은 물론, 국가 신뢰도에도 타격이 우려된다. 수자원공사는 지난 22일 경기도 화성의 송산그린시티에 들어설 국제테마파크 복합개발사업 계획을 발표하면서 "세계 여섯 번째로 5조 원 규모의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설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30일 유니버설 스튜디오 측에 문의한 결과 이는 사실과 달랐다. 유니버설 측은 "우리는 (수자원공사) 프로젝트와 어떤 방식으로든 관련되거나 참여하고 있지 않다"며 "또 수자원공사와 어떤 사업적 관계도 맺고 있지 않다"고 공식 입장을 알려왔다. 본지가 입수한 유니버설 본사의 공식 서한에 따르면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현재 수자원공사가 아닌 다른 컨소시엄과 테마파크 조성을 협의중이다. 유니버설의 해외사업개발 담당 마이클 실버 회장은 해당 컨소시엄 대표격인 S회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수자원공사의 발표는) 완전한 거짓(completely false)"이라고 밝혔다. 실버 회장은 "한국내 테마파크 조성계획과 관련해 수자원공사와 어떤 형태의 계약도 맺은바 없고, 연락조차 한 적 없다"며 "수자원공사에 유니버설 브랜드명 사용조차도 허가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유니버설측은 이미 수자원공사에 항의 서한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실버 회장은 컨소시엄의 다른 관계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도 "수자원공사 최계원 사장에게 유니버설 브랜드명 사용 침해(infringing use)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면서 "사실과 다르고(false), 호도(misleading)된 언론홍보도 중지하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국내 유니버설 테마파크 조성계획은 2007년 롯데자산개발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을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그러다 박근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법률 개정을 등에 업고 8년 만에 수자원공사가 재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수자원공사는 테마파크 개발 우선협상대상자로 'USK(Universal Studios Korea)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컨소시엄에는 중국 국영 건설사인 중국건축고분유한공사와 중국 국영 최대 여행사 CTS를 비롯해 대우건설, 도화엔지니어링, 국내 투자자 USKPH, 경기도, 국책은행까지 참여했다. 하지만 개발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유니버설 측과의 계약 타결 가능성조차 타진하지 않은 상황에서 개발자부터 선정한 셈이다. 수자원공사는 유니버설측의 항의에 대해 일부 시인했다. 수자원공사의 테마파크사업담당 강성귀 팀장은 3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실제 공식 계약은 없었다"면서도 "그러나 유니버설 측은 수자원 공사가 공공기관이라는 상징성을 믿어왔고 협의를 해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유니버설의 한국 유치를 추진중인 또다른 공기업의 관계자는 "8년간 사업개발계획이 정체되면서 유니버설측은 기존 협상대상자들을 쉽게 믿지 못하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에 대한 신뢰도까지 떨어트리는 결정타가 되지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구현기자 koohyun@koreadailycom